김풍환 안수집사(구로대교구) -

순종할 때 복 주시는 하나님

결혼 전 교회출석 약속, 15년 만에 지켜
술 접대 대신 당당하게 크리스천임을 밝혀


 나는 결혼 전 “결혼하면 열심히 교회출석하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실제로는 이 핑계, 저 핑계대고 차일피일하며 예배 드리러 가는 것을 피했다. 연애시절 아내를 따라 우리 교회 대성전에서 예배를 드린 적이 있다. 수많은 사람들과 깜짝 놀랄만한 속도로 말씀을 전하는 조용기 목사님까지… 매우 인상적이었지만 말처럼 쉽게 교회에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주일이면 자녀들을 교회에 들여보내고 교회주변에서 맴돌다 예배가 끝나고 나오면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 반복됐다. 아이들도 매번 같이 예배를 드리자고 했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을 쉽게 정하지 못했다.

 나는 다소 이른나이인 33살에 사업을 시작했다. 영업을 하다보면 어쩔수 없이 술자리가 잦고, 지방출장이라도 가면 여지없이 접대는 필수였다. 열심히 사업장을 운영했지만 항상 승승장구할 수는 없었다. 해가 갈수록 자리는 잡아갔지만 그만큼 피로도 쌓여만 갔다. 사업이 여러모로 힘들었던 무렵이었는데 지역에서 교구장과 함께 지역식구들이 와서 예배를 드려주셨다. 교구장도 몇 번을 사업장에 와서 기도도 해주고 격려해주셨다. 그렇게 찾아와서 격려해주시니 불안감도 어느 정도 해소가 되는 것 같고 큰 위로가 됐다. 그러던 어느 날 교구장이 사업장에 오셔서 “교회 나오실거죠?”라고 질문하셨는데 나도 모르게 “네”라고 대답했다. 또 연이어 “언제부터요?” “네 다음주부터 나가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렇게 해서 15년만에 결혼 전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막상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리니 너무 좋았다. 그 후로 어머니가 소천하셨을 때를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주일성수를 어긴 적이 없다. 그리고 시간이 되는대로 성경학교, 파더스드림 등을 수료하고 파더스드림에서 봉사자로도 참여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내가 찾아가서 했다. 나도 모르게 적극적으로 하나님을 찾게 됐다. 교구 식구의 인도로 지금은 남선교회 기획조정실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 교회에서 자주 접하는 말씀 중에 하나가 ‘순종할 때 하나님이 복주신다’인데 정말 그 말씀 그대로였다. 평소 목도 자주 붓고 스트레스 탓인지 몸이 아플 때가 많았는데 봉사를 시작한 이후로 아픈 일이 없다. 심지어 새벽 봉사를 하면 육체적으로 더 피곤할수도 있는 상황인데 몸은 더 건강해졌다.
 신앙생활을 시작하고 가장 큰 어려움은 사업장에서였다. 일의 특성상 영업과 접대는 필수였는데 신앙생활을 시작한 후로 갈등에 빠졌다. 그래서 처음에는 대신 직원을 보내기도 하고 핑계를 대며 피했지만 결국에는 당당하게 크리스천임을 밝히고 술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초기에는 이 문제로 어려움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관계가 더욱 좋아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주변의 다른 사업장은 경기침체로 어려움에 처해도 하나님의 은혜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자녀들이 다섯이다 보니 남들만큼 사교육도 못시켜주고 대학학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어떻게든 필요한 만큼을 반드시 채워주셨다. 그리고 자녀들도 조금도 엇나감 없이 잘 자랐고, 우애가 좋아 서로가 서로를 이끌어주었다. 단 한 번도 자녀 문제로 고민한 적이 없다. 돌이켜보면 내가 주님을 믿지 않았으면 자녀들이 비뚤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런 생각을 할 때면 늘 주님께 감사할 뿐이다.  
 내게 주님을 만나고 가장 큰 변화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이전에는 사업을 하면서도 누구하나 의지할 곳이 없다는 두려움이 있었다면 지금은 의지하고 기도할 수 있는 하나님이 계시기에 늘 든든하다는 것이다. 어떤 어려움이 다가와도 기도할 때 해결해주시는 주님이 있어 교회에 오는 것이 즐겁고 예배를 드리고 섬김과 봉사를 할 수 있어 오늘도 행복하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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