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형석 안수집사(서대문대교구)

- 오토바이 사고로 죽음의 문턱에서 얻은 새 삶

주님 주신 새 생명으로 봉사하니 진정 행복
동역자들의 간절한 중보기도, 하나님 치유 체험

 

2016년 9월 29일, 점심식사로 자리를 비운 직원들 대신 거래처에 자동차 부품 배달을 위해 평소처럼 오토바이를 탔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타이어에 펑크가 나면서 내 머리와 몸은 오토바이를 이탈해 아스팔트 바닥에 그대로 곤두박질 쳤다.

 1년여의 시간이 흐른 후, 나는 아내(박근숙 지역장)의 도움을 받아 사고로  사라진 기억의 조각들을 하나 둘씩 찾아내면서 사고 전말을 알게 됐다. 아내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사고 당일, 내가 쓰고 있던 헬멧이 벗겨져 뇌출혈이 일어났다. 또한 오른쪽 갈비뼈 전체와 늑골이 부러졌다고 했다. 병원으로 옮겨져 긴박하게 진행된 대수술 후 의사는 수술 도중 심장이 정지돼 심폐소생술로 생명을 가까스로 연장했으며 뇌압 상승으로 인한 뇌 손상을 막고자 뇌뼈를 냉동실에 보관 중이라고 아내에게 말했다. 수술 후 중환자실에서 20여 일을 보내고 일반병실로 옮기려던 시기, 약의 부작용으로 아물지 않았던 뇌가 또 터졌다고 한다. 아내는 “퉁퉁 부은 당신 모습이 마치 죽은 사람 같았다”고 말했다. 두 번의 뇌수술 후 의사는 생명은 살렸지만 자가호흡이 불가능해 내일이라도 당장 목에 구멍을 뚫어 호흡기를 끼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다음날 내가 호흡기 없이 호흡을 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추가 수술은 없었다.

 나는 어떻게 살아난 것일까? 바로 기도의 힘이었다. 아내 말로는 사고 직후부터, 매일같이 가족은 물론 서대문대교구의 박근우 목사님과 8교구 식구들, 남선교회 안내실의 동역자들이 끊임없이 찾아와 기도해 줬다는 것이다. 심지어 아내는 의식이 없는 나를 대신해 사업이 번성하면서 세상 즐거움을 버리지 못했던 나의 죄를 눈물로 회개하며 끊임없이 기도했다고 고백했다.

 기도에 응답하신 하나님은 나를 살려주신 것도 감사한데 더 큰 은혜를 베푸셨다. 거듭된 수술로 인해 엄청났을 통증을 온전치 못한 인지력 때문이었는지 전혀 느끼지 못했다. 통각을 잃어버렸나 걱정했는데 몸이 회복 단계에 이르자 주사 바늘의 아픔이 느껴졌다. 또한 뇌뼈를 넣는 시술은 후유증이 많다던 염려에도 불구하고 아무 이상 징후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괴사로 인해 오른손 전체를 절단해야 한다는 의사 소견에도 중지 끝부분만 절단함으로 오른손을 지켜주셨다. 이 뿐만 아니다. 수 천 만원에 달하는 병원비도 국가유공자 혜택을 받아 전액 지원을 받게 하셨다. 이 모든 과정에 하나님이 함께 하셨다는 것을 확신한다. 할렐루야!

 나는 사고 발생 3개월 만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제는 다시 태어난 듯 매일 매일이 새롭다. 사고로 잊었던 기억도 차츰 회복되면서 가까운 곳은 혼자 갈 수 있을 정도가 됐고 온전치는 못하지만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고난을 통과하면서 얻은 이 감사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내게 주신 축복이다. 이 모든 과정이 감사해 작년 10월부터 다시 시작한 남선교회 안내실 봉사를 더욱 열심히 하고 싶다.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하신 하나님과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정리=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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