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기 권사(동작대교구)

- 우리의 기도에 응답해주시는 하나님

교통사고로 의식 잃은 채 중환자실 입원한 손자
1000명이상이 함께 중보기도 해 3주 만에 퇴원


 새해 우리 교구에서는 각자 성경 구절 카드를 한 장씩 뽑는데 나는 시편 21편 2절의 말씀이 적힌 카드를 뽑았다. ‘그의 마음의 소원을 들어 주셨으며 그의 입술의 요구를 거절하지 아니하셨나이다’ 이 말씀을 읽고 또 읽을수록 주님이 주실 은혜를 기대하게 되고 사모하게 됐다. 그래서 100일 기도를 작정하고 2일부터 매일같이 새벽기도를 열심히 드렸다. 마지막 날이던 4월 11일 기도를 마치고 둘째 딸에게 긴급한 목소리의 전화가 걸려왔다.

 “엄마 재민이가 교통사고를 당했어”라며 우는 딸의 목소리에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손자 재민이가 학원에 가던 중 횡단보도를 건너다 사고를 당한 것이었다. 재민이는 횡단보도에 파란 불을 확인하고 길을 건넜지만 상대방 운전자의 부주의로 그만 사고가 난 것이었다. 아이는 차에 치여 의식을 잃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었다고 했다. 인근 병원에서는 아이의 상태를 고려해 대학병원으로 다시 후송보낼 정도로 상황은 긍정적이지 못했다. 실제로 내가 병원에서 아이를 보니 팔다리가 묶인 채 인공호흡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절로 눈물이 날 정도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평안했다. 반드시 하나님이 재민이를 우리 가족을 지켜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그래서 하나님은 새해부터 나를 기도로 준비하게 하셨나보다.

 당시 의사는 재민이의 상태를 살피며 머리 앞부분에 손상이 있고 귀가 찢어지고 출혈이 있는 것을 볼 때 “살아도 식물인간이 될 것”이라며 절망적인 이야기만 했다. 심지어 애가 아직 깨어나지 않아 수술조차 할 수도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우선 내가 봉사하고 있는 (사)순복음실업인선교연합회 농어촌선교회 회장 임은태 장로에게 전화해 기도를 요청했다. 장로님은 선교회원들을 비롯해 아는 지인들에게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큰 딸도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의 식구들에게, 둘째 딸도 지인들에게 기도를 요청했다. 나를 비롯해 1000명이 넘는 분들이 손자 재민이를 위해 기도했다. 많은 분들이 내게 문자로 손자를 위해 3시간, 5시간 기도했다며 하나님이 꼭 손자를 치유하실 거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며 위로하고 격려해주었다. 특히 임 장로님의 ‘하나님이 반드시 살려주시고 재민이를 반드시 크게 쓰실 것’이라는 메시지는 큰 위로가 됐다.

 기도의 힘 때문인지 조금씩 차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튿날 아이가 눈을 뜨긴 했지만 아직 의식은 없었다. 셋째 날에는 완전히 눈을 뜨고 “아빠, 엄마”하며 부모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4일 째에는 일반실로 옮기는 등 급속도로 상태가 호전되기 시작했다. 나는 “하나님, 재민이가 수술을 받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이니, 꼭 자기 발로 일어나 걸어서 퇴원하게 해주세요”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한 때 재민이가 잠시 의식을 잃어 다시 중환자실로 옮겨지기도 했지만 다시 곧 의식을 찾아 일반실로 옮기게 됐다. 내가 줄곧 기도를 요청한 결과 재민이를 위해 기도하는 분이 1300명에 이를 정도였다.

 기도의 힘이 세질수록 아이는 급속도로 건강을 되찾기 시작했다. 검사결과 뇌를 감싸고 있는 뼈에 금이 가긴했지만 뇌손상이 없고 세균침투도 안되어 수술이 필요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할렐루야. 재민이는 사고를 당한지 한 달도 안된 3주 만에 병원에서 퇴원해 지금은 건강히 학교를 다니고 있다. 당시 담당의사는 “이것은 정말 기적이다. 식물인간이 될 수 있었던 아이가 벌써 회복되어 학교를 다닐 수 있다니 기적이 확실하다”며 재민이의 빠른 회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기도할 때 응답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린다. 또한 재민이가 의식을 차리고 일어설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한 모든 분들에게 다시한번 감사드리고 나도 교구 식구나 다른 분들을 위해 늘 중보하는 기도자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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