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정기 선교사(루마니아)

“집시들이 주께 돌아올 그날까지 복음 전파”
공산국가 때 개신교 활동 제한, 사역자 수 적어져
사회적으로 천대받는 집시들 복음 듣고 변화 돼 
옛 습성 버리고 든든한 교회 세워 일꾼 양성  
                    

 할렐루야! 주님의 이름으로 루마니아에서 인사드립니다. 지면을 통해 제가 사역하고 있는 동유럽의 ‘작은 파리’, 그러면서도 ‘유럽의 동양’이라고 할 수 있는 루마니아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동유럽 동부에 위치한 루마니아는 세르비아와 불가리아, 헝가리, 몰도바, 우크라이나에 접하고 있으며 인구는 2330만명입니다. 영어로는 ‘루마니아’, 루마니아어로는 ‘로므니아’로 불리우는 이 나라는 50년 동안 공산주의 체제에 눌려 개신교가 억압을 받기도 했습니다.
 루마니아는 대다수가 정교회 신자들인데, 이 중 80∼85%가 1년에 3∼4회 출석하는 명목상 교인에 속합니다. 개신교는 인구 중 53만 명으로, 33만 명은 오순절 교단이고, 15만 명은 침례교인입니다. 수도인 부쿠레슈티는 인구 250만 명 중 1만3800명이 교인으로 오순절교회가 17곳, 침례교회가 12곳,  형제들의교회가 12곳, 외국선교사들이 개척한 교회가 21곳 있습니다.
 개신교들은 포악한 공산 정권 아래서 신앙의 자유를 박탈당하고 교회문이 닫히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목사들과 크리스천들이 외국으로 추방을 당하거나 순교를 당했습니다. 당시 정부는 교회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지역마다 적은 수의 교회를 열어 놓았지만 비밀경찰의 감시 아래 개신교의 자유로운 종교 활동을 금했습니다. 루마니아는 현재 목회자들이 터무니없이 부족해 교회의 전반적인 관리체계, 교회임원 훈련, 주일학교, 찬양, 전도, 중·고등부, 청년부, 구제선교, 의료선교 등의 사역들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제가 루마니아에서 사역을 시작한 때는 1994년 10월입니다. 사역 중에도 특히 집시를 대상으로 한 복음 전파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루마니아에서 집시는 차별의 대상입니다. 사람들은 집시들이 교회에 오면 나가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저는 선교센터를 세워 ‘전국에 있는 집시들이 모두 예수께로 돌아오는 그날까지’라는 슬로건을 걸고 복음화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집시들은 문맹률이 높습니다.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들은 구걸, 매춘 등으로 사회 속에 문제아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루마니아인들은 집시들이 ‘노예였다’는 혐오감 때문에 그들과의 소통을 꺼립니다. 지금도 집시들은 고용, 주거, 학교에서 현지인들의 차별에 시달립니다. 사회로부터 소외되어 꿈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집시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저는 빵과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루마니아 현지인들의 반대도 많았습니다. 
 정교회의 영향으로 개신교를 이단시하고, 외부인들이 집시 마을에 들어오는 것을 원치 않던 집시들에게 간단한 약품, 헌옷들을 나눠주며 이들과 교제를 나눴습니다. 사람들은 복음보다는 옷이나 빵을 보고 많이 모였습니다. 그들이 모인 자리는 늘 소란스러웠고, 사소한 일에도 싸움이 일어났습니다. 독특한 문화와 기질, 폐쇄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집시들과의 만남에는 첫째도 인내, 둘째도 인내, 셋째도 인내가 필요했습니다.
 한때 지방신문에서는 “집시 마을에 이단을 퍼트리는 동양인”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며 저를 고립시키고자 했습니다. 차 뒤에 싣고 다니던 상자를 폭탄이라며 집시마을을 차례로 폭파해 집시의 씨를 말린다는 루머, 어린이들의 간을 빼가거나 아이들을 잡아먹는다는 등의 소문으로 한동안 어린이 사역에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교회 형제들과 함께 성경공부반을 만들고, 찬양, 성경암송 대회 등 어린이와 장년을 구분해 말씀으로 양육을 시작했습니다. 장년들은 글을 읽지 못하기 때문에 성경을 읽을 수 없어 계속 성경암송을 시켜 늘 묵상하도록 훈련시켰습니다.
 그러자 그들 사이에서 회개 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들의 죄를 고백하고 울며 서로에게 용서를 구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자 집시들의 입에서 감사의 고백이 흘러나오고 주님이 주신 기쁨과 평안을 간증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 한 후에는 비록 구걸한 것으로라도 섬기려 하고 술, 담배, 저주의 말 등 옛 습성을 버리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로 바뀌었습니다.
 한 집시 마을을 시작으로 집시 마을에 단계적으로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변화된 사람들이 가족이나 친척을 위해 기도하며, 교회가 없는 다른 집시마을로 전도를 다니고 있습니다. 루마니아인들보다 이들 가운데 리더를 세워 교회를 치리하게 하고 있는데 아주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의 습관, 문화, 풍습 등 여러 가지 문제에 봉착하지 않고 집시들이 집시를 전도하니 부쿠레슈티 노이와 몇몇 마을에 집시교회가 세워져 주일학교, 어린이 성경캠프, 어린이 성경 암송대회 등 어린이 프로그램을 통해 집시 어린이들을 하나님 말씀으로 양육하고 성인들의 말씀공부와 제자 훈련사역, 중보기도 모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부쿠레슈티 노이에는 단 형제가 헌신적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성인과 어린이를 포함해 250여 명 정도 모이지만 계속하여 기도와 금식으로 교회가 무장하고 있어 루마니아의 집시 최대교회가 될 것입니다.
 집시들이 개신교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마을 안에서 가족이나 친척들에게 따돌림 당하거나, 현지인들이 일을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구원 받은 것에 더욱 감사하여 뒤로 돌아가거나 하지 않고 계속 믿음을 가지고 전진하는 믿음으로 살아간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허드렛일을 해 십일조, 감사헌금, 주일헌금을 하나님께 드리고, 교회를 통해 주위에 더 어려운 집시가정을 돕고 있습니다. 이는 바로 주님께서 하신 일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배우지 못하여 무지했던 현실을 인식하고, 자녀들을 대학까지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주님의 일꾼이 되게 하는 게 꿈입니다. 아직도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험해 세상을 향해 나아가기를 움츠리고 무서워하기도 하지만 주 안에 이들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매일 매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선교 사역의 주인은 예수님이시고 나는 도구일 뿐이니 주님이 포기하지 않으시면 나도 포기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사역하고 있습니다.
 루마니아에서의 사역이 17년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현지인들조차 다가가기를 거부했던 집시들, 변화되기까지 많은 인내가 필요한 사람들이지만 이들이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변화되고 소박한 꿈이 이루어지리라 확신합니다. 루마니아의 더 큰 부흥의 역사를 위해 제자 교회와 집시들을 위한 학교 설립을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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