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모세오경의 결론이 되는 책
하나님과 백성들 사이의 관계는 ‘사랑’

 신명기(申命記)는 모세오경의 다섯 번째 책으로서 율법을 되풀이하여 기록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즉, 신명기에는 출애굽기와 민수기에 선포된 율법을 다시 요약해서 정리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신명기는 모세오경의 결론이요 이스라엘 백성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헌법과도 같은 책이다. 따라서 신명기를 알면 구약성경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신명기는 구약의 핵심이라 불린다.
 신명기의 기록자인 모세는 가나안 입성을 눈앞에 둔 이스라엘 백성에게 지금까지의 지나온 역사를 회고하면서 마치 유언을 말하는 것처럼 비장하게 이스라엘 백성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3번에 걸친 설교(1:1∼4:43; 4:44∼28:68; 29:1∼34:12)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에게 약속의 땅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하나하나 되짚어 준다. 이러한 그의 가르침은 전체적으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과의 관계에 대한 언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신명기에 나타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은 어떠한 관계를 지니고 있는지 살펴보자.    
 첫째,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은 사랑의 관계로 결합되어 있다.
 신명기 4장 37절은 “야훼께서 네 조상들을 사랑하신 고로…”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말한다. 그리고 신명기 6장 4∼5절은 “이스라엘아 들으라(‘쉐마 이스라엘’) 우리 하나님 야훼는 오직 유일한 야훼이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야훼를 사랑하라”고 선포하면서 하나님을 향한 이스라엘의 사랑이 언급되고 있다. 이처럼 신명기는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과의 관계를 사랑으로 정의한다.
 사람들은 구약의 하나님을 경외의 대상이나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신명기는 우리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경외나 두려움 보다는 사랑으로 이해한다.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마 22:37∼38)라는 예수님의 말씀도 신명기의 메시지를 언급하신 것이다. 흔히 ‘율법 시대’로 알려져 있던 구약 시대에 이처럼 하나님과의 관계를 사랑의 관계로 정의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둘째,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은 선택의 관계 가운데 있다.
 신명기 4장 37절은 “야훼께서 네 조상들을 사랑하신 고로 그 후손인 너를 택하시고 큰 권능으로 친히 인도하여 애굽에서 나오게 하시며”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이것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의 관계가 선택의 관계임을 말해준다. ‘선택’은 신명기의 흐름을 관통하는 중요한 주제이다. 신명기에서 반복되어 등장하는 출애굽 사건과 시내산 언약 그리고 광야 인도와 대적들을 물리침 등은 단순한 과거의 나열이 아니다. 오히려 이 사건들은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특별하신 선택을 나타내는 역사적 증거이다. 비록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선택하심에 대하여 불평과 불만 그리고 불신으로 응답했지만 하나님은 자신의 선택을 취소하지 않으셨다. 왜냐하면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과의 관계는 결코 파괴될 수 없는 선택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셋째,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은 은혜의 관계 가운데 있다.
 신명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노예로 있었던 때를 기억하라고 명령한다(신 15:15). 그리고 또한 그들의 어려웠던 시절을 뒤돌아보면서 주변의 약자들을 선하고 은혜롭게 대우해야 함을 강조한다(신 15:1∼18). 다시 말해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 사람들은 그들 주위의 약하고 힘없는 자들에게 은혜를 베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신명기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은 은혜의 나눔을 통하여 관계가 설정됨을 보여준다. 이것은 오늘날 성도들이 말로만 복음을 증거하기보다는 사랑과 나눔의 그릇에 담아 전해야 함을 일깨워 준다. 그리고 성도들에게 있어서 사랑과 나눔은 단순한 이웃돕기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통로임을 가르쳐 준다.
 이처럼 신명기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 사이의 핵심적 관계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신명기의 말씀은 수천 년 전에 쓰였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귀담아 들어야 할 귀한 교훈을 담고 있다. 우리는 신명기를 통해 하나님 말씀의 신비로움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국제신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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