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

고난과 회복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책

욥기는 시대를 초월해 신앙인들뿐만 아니라 신학자, 철학자, 문학가, 예술가 등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아왔는데, 그 이유는 욥기가 인간 삶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 즉 인간에게 다가온 고난의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욥기는 우리에게 삶의 근원적인 문제인 고난, 특히 의인에게 다가오는 고난에 대해 생각하게 해 주는 책이다. 그런데 욥기는 매우 독특한 형식을 지니고 있다. 욥이 자신의 고난을 토로하는 부분(욥 1∼2장)과 그가 다시 회복되는 부분(42:7∼17)은 산문의 형식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욥과 그의 친구들과 하나님의 대화가 등장하는 부분(3:1∼42:6)은 운문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욥의 고난(욥 1:1∼2:13)

욥은 남들이 부러워 할 정도의 상당한 재산을 가진 사람으로 무엇보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의로운 사람이었다(1:1). 하나님 앞에서 온전한 삶을 살았던 욥은 자녀의 축복과 함께 재물의 축복을 받았다(1:2∼3). 그러나 이러한 욥에 대해 사탄은 그의 신앙을 의심하면서, 욥이 시련을 겪으면 하나님을 욕하게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한다(1:9∼11). 사탄은 우선 욥으로부터 소유물을 빼앗고(1:13∼17), 그리고 다음으로는 그의 자녀들을 빼앗았다(1:18∼19). 그러나 욥은 여전히 믿음을 지켰다(1:20∼22). 그러자 사탄은 욥을 직접적으로 그의 몸을 공격하였다(2:7∼8). 그럼에도 사탄의 기대와는 달리 욥은 끝까지 입술로 죄를 짓지 않았다(2:10).

욥의 탄원(욥 3:1∼26)

욥기 1∼2장에서 욥은 자신에게 닥친 불행을 참고 인내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욥기 3장부터는 욥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욥은 자신에게 닥친 불행에 대해 자기 운명을 탄식하며 회한에 휩싸이게 되었다. 심지어 그는 자신의 삶을 저주하기까지 하였다(3:1∼11).

욥의 친구들(4:1∼37:24)

욥의 친구들은 차례대로 등장하면서 욥의 고난에 대해 말한다. 가장 먼저 욥의 친구 엘리바스는 세상에서 죄 없이 망한 자는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에(4:7∼8), 욥이 고난을 당하는 원인을 욥의 죄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하며 욥을 정죄한다. 또한 욥이 하나님을 진정으로 경외하지 않는다고 책망하며 회개하지 않으면 악인들처럼 화를 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의 목소리를 높인다(15:1∼35). 다음으로 수아 사람 빌닷은 더 독한 말로 고난당하고 있는 욥을 몰아붙인다. 빌닷은 욥의 자녀들이 갑자기 죽은 이유는 그들이 하나님께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8:3∼4). 그러면서 욥에게 당장 회개해야 한다고 긴 설명을 늘어놓는다(18:1∼21). 욥의 세 번째 친구인 소발은 앞의 친구들 보다 더 독한 말로 욥을 공격한다. 소발은 욥이 지금 받고 있는 고난은 그의 죄 때문인데, 사실 욥이 지은 죄에 비하면 너무나 가벼운 징벌이라고 주장한다(11:2∼6). 또한 그는 욥이 가난한 자를 학대했고, 악을 사랑했으며, 탐욕스러운 생활을 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고난을 받는 것이라고 욥을 비난한다(20:1∼29). 세 친구에 이어 엘리후라는 사람이 등장한다. 앞의 세 친구가 고난의 원인에 대해서 말했다면 엘리후는 고난의 목적에 대해 욥에게 말한다. 엘리후는 하나님을 원망하는 욥을 꾸짖으며(33:12∼30), 고난은 하나님이 사람을 가르치시는 방식이라고 주장한다(36:15∼21).
이처럼 욥의 친구들은 하나같이 ‘인과응보(因果應報)의 논리’에 기초하여 욥의 고난을 분석하고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고난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욥에게 이들의 말은 위로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상처로 다가왔다.

욥과 하나님(38:1∼42:6)

욥과 친구들의 대화를 듣고만 계시던 하나님께서 이제 직접 욥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등장하셨다(38:1). 하나님께서는 욥 앞에 나타나심과 동시에 창조와 그 신비로운 과정에 대해(38:4∼38), 그리고 자연과 그 안에 살고 있는 들짐승들의 신비한 생존에 대해 연속적으로 질문하셨다(38:39∼39:30). 욥은 하나님의 질문에 한 마디도 대답할 수 없음으로 인해 자신의 비천함과 초라함을 깨닫게 되었다(40:3∼5). 또한 이제까지 자기중심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고 자기 의로움을 내세우고 있었음을 알고 마침내 회개하게 되었다(42:4∼6).

욥의 회복(42:7∼17)

자신의 미천함과 부족함을 하나님께 고백한 욥에게 회복의 역사가 다가왔다. 하나님께서는 욥의 곤경을 돌이키시어 그의 소유를 이전보다 갑절이 되게 하셨고(42:10), 열 명의 자녀를 더 낳을 수 있게 하셨을 뿐만 아니라(42:13), 아들과 손자 등 후손을 4대까지 볼 수 있도록 장수의 삶을 허락하셨다(42:16∼17).

우리는 욥기를 통해 인간의 생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고난도 있음을 보게 된다. 그러나 어떤 고난이든지 모든 고난에는 반드시 끝이 있고, 또 그 고난은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고난을 이기고 난 뒤에는 반드시 하나님의 놀라운 축복이 있게 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국제신학교육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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