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소식통·정부 관계자 등
“송영무, 군사관련 MOU 난색
UAE, 강력 반발… 사태 꼬여”
지난해 11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체결한 한·UAE 군사협정 시행에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고 하자 UAE 측이 크게 반발한 것으로 5일 전해졌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12월 10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을 특사로 UAE에 보낸 것도 송 장관의 UAE 방문 이후 양국 관계가 더 악화되자 이를 수습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송 장관은 UAE를 방문해 문재인 정부가 중시하는 절차적 정당성을 이유로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의 원전 수출과 연계된 비밀 양해각서(MOU)를 바로잡으려 시도하자 UAE 측이 크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송 장관 일행이 UAE 국방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지난 정부에서 체결한 군사협력 약정과 양해각서를 이행하려면 국회 동의 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설명하자 UAE 측이 반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양국 실무자 간 군사협정 후속 시행 조정안과 관련해 절차적 법적 정당성을 이유로 송 장관이 난색을 표시해 UAE 측의 반감을 사면서 사태가 더 꼬이게 됐다”며 “이를 수습하기 위해 임 실장이 특사 자격으로 급파됐다”고 설명했다. 임 실장 방문 기간에 원인철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장(공군 중장)도 UAE를 방문해 UAE군 특전사령관을 면담한 사실도 드러나면서 이러한 해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김학용(자유한국당) 국회 국방위원장은 “국방부에 확인한 결과 원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8일 전후 UAE 특전사령관을 만나 아크부대와 청해부대, UAE 특전사 간 연합훈련 확대 방안을 협의했다”며 “양국 후속 군사협력을 둘러싼 갈등 진화 차원”이라고 말했다.
임 실장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왕세제 최측근인 칼둔 칼리파 알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핫라인 구축에 합의하는 등 사태를 수습했지만, ‘파병장병 격려 방문’이라는 해명으로 의혹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UAE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자 청와대와 여권 내부에서는 사태 악화 책임을 물어 송 장관을 사퇴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UAE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12월 400억 달러(약 43조 원) 규모의 원전을 수입했으며 박근혜 정부에서는 7000억 원 규모의 한국산 무기를 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