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도 없이 사라진 신혼부부..그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해 5월 말, 부산 수영구의 한 아파트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신혼부부 실종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A 씨가 노르웨이에서 붙잡혔습니다. A 씨는 사라진 남편의 예전 여자친구로 부부가 실종되기 전부터 두 사람의 결혼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신혼부부 실종 사건에 관련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부산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어제(8일) "피해자로 여겨지는 사람은 현재 실종된 상태이기 때문에 중요 참고인인 A 씨를 상대로 확인절차를 걸쳐야 한다"며 "우리가 실종부부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A 씨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도 다뤄졌던 '부산 신혼부부 실종사건', 오늘 리포트+에서는 이 사건의 전말을 정리해보고 앞으로 밝혀져야 할 의문점들을 짚어봤습니다.

실종된 부부의 마지막 모습이 포착된 것은 지난해 5월 27일 부산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입니다. 당시 결혼한 지 6개월 차였던 부부가 귀가하는 모습이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부 CCTV에서 발견된 겁니다.

그리고 5월 31일, 남편 전 모 씨의 아버지는 아들 내외와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습니다. 그로부터 이틀 뒤인 6월 2일, 남편 전 씨의 휴대전화는 부산 기장군에서, 부인 최 씨의 전화는 서울 강동구에서 마지막 신호가 잡힌 뒤 현재까지 두 사람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입니다.

두 사람이 실종된 뒤 소방대원이 방문한 부부의 아파트에서는 유서나 핏자국, 다툼의 흔적이 전혀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식사 중이었던 것처럼 조리 도구에 음식이 그대로 담겨 있었고 키우던 강아지도 아파트에 남아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휴대전화와 신분증, 여권, 노트북, 옷가지 일부가 사라진 것을 제외하면 집안은 평소 그대로였습니다.

■ 밝혀지지 않은 의문점들

부산 신혼부부 실종사건에는 풀어야 할 의문점들이 많습니다.

첫 번째 의문점은 부부의 모습이 엘리베이터 CCTV에서 마지막으로 포착된 후, 22대에 달하는 아파트 내·외부 CCTV 어디에서도 아파트를 벗어나는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는 겁니다. CCTV를 피해 외부로 나갈 수 있는 사각지대가 있었지만 부부가 이 길을 이용한 거라면 자발적으로 자취를 감췄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부부가 아파트를 떠나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되지 않은 것에 대해 "지금 아파트 안에서 무슨 혈흔이나 자살 시도를 했던 정황 같은 건 전혀 발견이 안 됐다"며 "둘이 떠나는 시점에는 각자 두 발로, 자의적으로 떠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습니다.

부부가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 문자에도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남편 전 씨는 지난해 5월 28일 오후 1시쯤 함께 식당을 운영하는 동업자에게 "집에 일이 생겼으니 식당 문을 하루만 닫자"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같은 날 밤 11시 56분 부인 최 씨도 자신이 활동하던 극단에 "몸이 좋지 않아 연습에 참석할 수 없다"는 문자를 전송했습니다.

그런데 하루 뒤인 29일 오후 6시 28분 남편 전 씨는 동업자에게 가게 운영비 잔액을 전부 이체하고 "한동안 일을 못 할 거 같다"고 전했습니다. 전 씨가 생업이던 가게 운영을 갑자기 포기하면서까지 해결해야 할 일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5월 30일 오후 6시 20분 부인 최 씨가 극단 측에 "공연에서 빠지겠다"는 문자를 전송하지만, 극단 지인은 당시 받은 문자가 평소 최 씨의 문자와 달랐다고 주장했습니다.

최 씨가 문자를 보낸 지 하루 만인 31일 오전 10시 57분 남편 전 씨는 극단 측에 직접 전화를 걸어 "아내가 약을 먹어 도저히 공연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전 씨가 119에 신고한 기록도 없었고 인근 병원에 아내 최 씨가 입원한 기록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6월 2일 오전 6시 47분 전 씨가 아버지에게 "괜찮다"는 문자를 보낸 뒤 부부의 휴대전화 전원은 꺼졌습니다.

사건이 미궁 속으로 빠져가던 시점 부부의 지인들은 뜻밖의 증언을 했습니다. 남편 전 씨의 예전 여자친구인 A 씨가 결혼 전부터 부인 최 씨에게 협박을 했다는 겁니다. 지인들은 A 씨가 평소 "(전 씨와 최 씨의) 결혼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 "가만 놔두지 않겠다", "내 인생이 이렇게 된 건 전씨 때문이다"라고 말해왔고, 이 때문에 부인 최 씨가 심적 고통을 받아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노르웨이에 거주 중이던 A 씨가 이 부부가 실종된 시기에 한국에 있었다는 점도 의심스럽다고 지인들은 증언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5월 5일 한국에 들어와 주변 지인들에게 연락을 취하지 않고 찜질방과 모텔을 전전했으며 현금만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애초 예정된 일정보다 2주 앞당겨 6월 7일에 출국했습니다.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오윤성 교수는 "고국에 돌아와서 친구나 자기 가족들에게도 아무런 연락을 취하지 않은 것은 여기에 왔다 갔다는 흔적을 주위 사람들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은 의도가 굉장히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부부가 실종된 이후 A 씨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해 왔습니다. 결국, 경찰이 A 씨에게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려 A 씨는 노르웨이에서 체포된 상태지만 동시에 변호사를 선임해 국내 송환을 거부하는 재판을 진행 중이어서 실제 송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어금니 아빠' 이영학 딸 구속..法 "증거인멸·도주 우려"


'어금니 아빠' 이영학(35·구속)의 딸 이모(14)양에 대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 북부지법 김병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으며 소년으로서

구속해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며 30일 이양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 12일 "범행의 경위나 내용, 피의자 심문 과정에서의 진술 태도 등에

비춰 증거 인멸이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양의 구속영장을 한 차례 기각한 바 있다.

法 "증거인멸·도주 우려" 구속영장 발부
이양,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 방침
‘어금니 아빠’ 이영학(35·구속)의 딸 이모(14)양이 3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위해 서울북부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어금니 아빠’ 이영학(35·구속)의 딸 이모(14)양에 대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 북부지법 김병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으며 소년으로서 구속해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며 30일 이양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 중랑경찰서 유치장에서 대기하던 이양은 곧바로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된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서울 북부지법에 모습을 드러낸 이양은 ‘심경이 어떠한가’ ‘피해자 친구한테 하고 싶은 말 없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굳게 입을 닫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 12일 “범행의 경위나 내용, 피의자 심문 과정에서의 진술 태도 등에 비춰 증거 인멸이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양의 구속영장을 한 차례 기각한 바 있다. 이후 이양은 큰아버지 집에 머물며 불구속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그러나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중랑경찰서가 지난 25일 사체유기와 미성년자 유인 혐의로 이양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

이양은 지난달 30일 이영학의 지시를 받고 친구 A(14)양을 중랑구 자택으로 유인한 뒤 수면제가 든 음료수를 건네 마시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영학이 준비한 수면제 이외에 신경 안정제 2알을 더 먹이고 A양의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이영학과 함께 차량에 싣고 강원 영월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피해자 A양 가족은 지난 26일 이양을 처벌해 달라며 법원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진정서에는 이양을 용서할 수 없고 범행을 밝혀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전공의 상습폭행 혐의 부산대병원 교수 수사

고막이 찢어지고 피멍이 들 정도로 전공의를 폭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부산대병원

교수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폭행 혐의 등으로 부산대병원 A(39) 교수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폭행 피해자인 전공의 12명에 대한 피해자 조사를 벌인 뒤 조만간 A 교수를 불러

폭행 혐의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경찰은 또 A 교수가 보직 교수의 수술을 대신 해주고 전공의 폭행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도 조사할 계획이다.

지난 24일 병원에 사직서 제출했으나 반려돼

고막이 찢어지고 피멍이 들 정도로 전공의를 폭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부산대병원 교수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폭행 혐의 등으로 부산대병원 A(39) 교수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부산대학교병원 홍보동영상 캡처, 유은혜 의원실 제공=연합뉴스]

경찰은 지난 24일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A 교수의 전공의 폭행 의혹을 제기하자 이날 오후 곧바로 A 교수를 1차 소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 교수가 변호사를 선임하고 싶다고 해 본격 조사는 미뤄진 상태다.

경찰은 폭행 피해자인 전공의 12명에 대한 피해자 조사를 벌인 뒤 조만간 A 교수를 불러 폭행 혐의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경찰은 또 A 교수가 보직 교수의 수술을 대신 해주고 전공의 폭행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도 조사할 계획이다.

A 교수는 24일 밤늦게 병원 측에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병원장이 반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대병원 노조 등에 따르면 A 교수는 2014∼2015년 전공의 총원 12명 대부분에게 병원, 수술실, 술자리 등에서 무차별적이고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부산대병원에서 지도교수가 전공의 11명을 온몸에 피멍이 들 정도로 2년간 상습폭행해 왔다고 23일 밝혔다. 사진은 유 의원이 공개한 피해 전공의 모습. 2017.10.23 [유은혜 의원실 제공 = 연합뉴스] ready@yna.co.kr

A 교수에게 수술기구나 주먹, 발 등으로 맞은 전공의들은 고막이 파열되거나 온몸에 시퍼런 멍이 들었고 피부 곳곳이 찢어지기도 했다.

전공의들은 서로 상처를 꿰매주고 치료해주며 A 교수의 파면과 해임을 병원 측에 요구했지만 대학 측은 A 교수를 정형외과 내부에서 전공의들과 근무 공간만 분리한 뒤 별도의 징계를 하지 않았다.

노조 측은 A 교수가 오히려 2016년에 정식 교수 전 단계인 '기금교수'로 승진해 전공의들의 무력감이 컸다고 전했다.


심야버스서 음란행위 전직 경찰 항소심도 "해임정당"

음주를 한 뒤 심야 버스에서 여성들을 상대로 음란행위를 했다가 해임된 경찰 간부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항소심에서도 졌습니다.

서울고법은 전직 경위 A씨가 인천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음주행위가 국가공무원이 규정하는 성실의무 위반에 관한 징계 사유로

인정되지 않더라도 공연음란 행위에 대한 비난 가능성이 커 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

충분하다는 1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판시했습니다.


"먼저 간 아들 그리워"..장애인 부부의 외로운 죽음


착하고 금슬 좋던 부부 2년 전 아들 여읜 뒤 은둔생활
신병 비관, 아들 유골 묻힌 야산 찾아 극단적 선택한 듯

지난 23일 오후 충북 옥천군 옥천읍 야산에서 청각장애 5급인 A(74)씨와

지적장애 3급인 B(57)씨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부부는 마을 뒷산으로 이어진 오솔길 옆 잔디 위에 나란히 누워 잠이 든 듯 편안한 모습이었다. 현장에는 이들이 먹다 남긴 것으로 보이는 커피병만 놓여 있을 뿐, 두 사람의 죽음과 연결지을 만한 단서는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외상이 전혀 없는 점에 미뤄 부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잠이 들었다가 저체온증으로 변을 당했을 가능성 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

A씨 부부는 2년 전 짧은 생을 마감한 아들을 이 산 중턱 나무 아래 수목장 한 뒤 이곳을 자주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들은 두 사람에 대해 "비록 몸은 성치 않지만, 착하고 금슬 좋던 사람들"이라고 기억한다.

슬하에 1남 3녀를 둔 A씨 부부는 딸 셋을 연이어 출가시킨 뒤 건강이 좋지 않던 아들과 함께 생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던 중 2015년 아들이 세상을 떴고, 부부는 그때부터 이웃과 왕래를 끊다시피 하면서 고독한 생활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들어서는 A씨가 치매 증세를 보이는 등 두 사람의 건강도 급격히 악화됐다고 이웃들은 설명한다.

이웃 주민은 "아들을 여읜 뒤 두 사람이 문밖출입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은둔생활을 했으며, 낯선 사람이 다가서면 '누굴 해치러 왔느냐'고 소리치는 등 극도의 경계심을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차상위 계층인 이들은 65세 이상 노인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과 장애수당을 합쳐 25만원 남짓한 정부 지원금으로 어렵게 생계를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보다 못한 이웃들이 최근 옥천군에 기초생활수급자 지정을 요청했지만, 부양 능력 있는 딸과 B씨 명의 통장에 든 약간의 돈 때문에 심사에서 탈락했다.

옥천군 관계자는 "A씨 부부의 처지가 딱하지만, 부양 의무자 소득이 기준보다 높아 딱히 지원할 방법이 없었다"며 "두 사람이 춥지 않게 겨울을 나도록 열악한 주거환경이라도 고쳐주는 방안을 찾던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A씨 부부는 지난 20일 오전 나란히 집에서 나서는 모습이 목격된 뒤 행적이 끊겼다. 이웃한테서 "밤에도 집안에 불빛이 보이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은 사위가 23일 오전 가출인 신고를 할 때까지 이들의 안부를 확인한 사람은 없었다.

경찰은 A씨 부부가 먼저 간 아들을 그리던 나머지 이날도 유골을 묻은 곳을 찾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부부의 시신이 발견된 지점은 아들의 유골이 묻힌 곳에서 100m 남짓 떨어져 있다.

경찰 관계자는 "속단할 수는 없지만, 건강 악화 등으로 신병을 비관한 부부가 극단적인 선택을 위해 아들이 묻힌 곳을 찾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사인을 밝히기 위해 시신을 부검했으며, 현재 음독 여부 등을 조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학교 갔다오니 사라진 우리집..재개발 빌라 가족 망연자실

"그날 겪은 일은 가족 누구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아요. 잊고 싶은 악몽이니까요."

부산시 남구의 한 4층짜리 빌라에 살던 A(50) 씨 가족의 일상은 2016년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12월 26일 이후 송두리째 변했다.

A 씨는 "30년 넘게 살던 집의 재개발 이주 보상문제 해결이 잘 안 돼 구한 빌라였다"며

 "재개발이 대체 뭐길래 우리 가족을 이렇게 만드느냐"고 되물었다.

 "그날 겪은 일은 가족 누구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아요. 잊고 싶은 악몽이니까요."

부산시 남구의 한 4층짜리 빌라에 살던 A(50) 씨 가족의 일상은 2016년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12월 26일 이후 송두리째 변했다.

이날 출근과 등교(방과 후 활동) 이후 빌라의 무단 철거가 진행돼 불과 서너 시간 만에 4층짜리 빌라가 사라졌다.

(부산=연합뉴스) 주민이 사는 재개발 지역 빌라를 한겨울에 굴착기로 밀어버린 시행사 관계자와 현장소장 등 9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특수손괴 혐의로 시행사 직원 백모(39) 씨와 현장소장 최모(38) 씨를 구속하고 조합장 김모(54) 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철거 후 빌라(붉은색 원)가 있던 자리. 2017.10.23 [부산경찰청 제공=연합뉴스] pitbull@yna.co.kr

재개발 지역 내 빌라에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하루아침에 집을 잃은 것이다.

오후 4시가 넘어 퇴근하고 나서야 철거 사실을 먼저 알게 된 A 씨는 중학교 3학년 딸(15)과 중학교 2학년 아들(13)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못 했다.

한겨울 추위 속에 승용차에 두 아이를 태운 뒤 관할 파출소에 가서 겨우 피해자 진술 조사를 받았다.

A 씨는 "어른인 나로서도 크게 충격을 받아 말이 나오지 않았다"며 "아이들에게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너무 막막했다"고 말했다.

그 다음 날 A 씨 가족은 현장에 찾아갔다. 비록 전셋집이었지만 네 식구가 웃음꽃을 피우던 보금자리는 온데간데없었다.

밝은 성격의 두 아이는 입을 굳게 다문 채 땅만 바라봤다. 딸은 철거 잔해 속에서 짓이겨진 자신의 교복을 보고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그나마 겨울방학이라 당장 수업 준비에 지장이 없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A 씨 가족은 각자 몸에 걸친 것 외에 가진 게 아무것도 없었다.

이웃 주민의 집에 하루 신세를 졌다가 찜질방, 온천, 모텔 등을 전전하며 힘겨운 겨울을 보냈다.

해가 바뀌고 겨우겨우 돈을 모아 40년 된 전세 아파트를 마련했지만 방 2개, 거실 겸 주방, 욕실이 전부다.

전교 상위권에 머물던 딸의 성적은 고교 진학 이후 반에서 중간 정도를 유지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A 씨는 "30년 넘게 살던 집의 재개발 이주 보상문제 해결이 잘 안 돼 구한 빌라였다"며 "재개발이 대체 뭐길래 우리 가족을 이렇게 만드느냐"고 되물었다.

기습철거에 대한 수사에 나선 부산 남부경찰서는 최근 특수손괴 혐의로 시행사 직원 백모(39) 씨와 현장소장 최모(38) 씨를 구속하고 조합장 김모(54) 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백 씨 등은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11시께부터 오후 2시께까지 재개발 예정지역에 있는 부산 남구 문현동의 4층짜리 빌라를 굴착기로 무단 철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7억4천만원에 매입하기로 한 빌라를 밀어버리고 감정가인 3억6천만원만 주려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백씨 등은 철거 후 "매매협상이 끝나 철거하면 되는 줄 알았다"고 둘러대다가 주민들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자 법원에 3억6천만원을 공탁한 뒤 애초 합의한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빌라에는 애초 6가구가 살고 있었지만 2가구는 이주했고 당시 4가구 주민 10여 명이 살고 있었다.

관할 남구청은 문제의 재개발 지역에 대해 사업 승인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한식당 대표 공격 프렌치불도그는 원래 '투견' 후손

유명 한식당 한일관 대표가 이웃인 아이돌 가수 최시원씨 가족의 반려견 프렌치불도그에

물려 숨진 사건이 알려지면서 이 품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견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면 불도그(Bulldog)는 원래 황소(Bull)와 싸우던 투견(鬪犬)이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사건이 일어난 아파트의 한 관계자는 최씨 가족의 프렌치불도그에 대해

"일반적인 애완견보다는 크지만 위화감이 들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평소 성질이

온순한 편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반려견, 행인 공격 잇따라.."우리 개는 안 물어요" 견주들 발언 무색
목줄·입마개 의무규정 유명무실..맹견 사육허가제 도입 목소리
[제작 이태호] 일러스트
CC by Nan Palmero https://www.flickr.com/photos/nanpalmero/34800863410           
 유명 한식당 한일관 대표가 이웃인 아이돌 가수 최시원씨 가족의 반려견 프렌치불도그에 물려 숨진 사건이 알려지면서 이 품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견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면 불도그(Bulldog)는 원래 황소(Bull)와 싸우던 투견(鬪犬)이었다고 설명한다.

지금은 황소와 개의 싸움이 사라지면서 품종이 개량돼 덩치도 작아지고 공격적인 성향이 줄어드는 등

친근한 품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영문판 위키백과는 미국수의협회지와 애견사이트 'PETMD'를 인용해 "분리불안을 느끼면

공격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사건이 일어난 아파트의 한 관계자는 최씨 가족의 프렌치불도그에 대해 "일반적인 애완견보다는

크지만 위화감이 들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평소 성질이 온순한 편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특히 사건 당시 최씨 가족의 개가 목줄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반려동물을 데리고

외출을 할 때는 반드시 목줄을 채우는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견주들은 "우리 개는 순해서 물지 않는다"고 하지만, 어린이를 포함한 행인들에게 두려움을 줄 수

있는 데다 돌발 상황 등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맹견이 행인을 공격한 사례는 대부분 목줄을 채우지 않는 등 견주가 관리를 소홀히

한 사이 벌어졌다.

지난달 8일 전북 고창에서 지나가던 부부를 기습한 강모(56)씨의 사냥개 4마리도 목줄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6월 행인 3명을 잇달아 습격한 이모(32)씨의 맹견 두 마리도 견주가 관리를 소홀히 한 사이

집에서 빠져나와 일을 저질렀다.

지난해 12월 행인을 물어뜯어 한쪽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중상을 입힌 이모씨의 핏불테리어 개는

목줄을 하기는 했지만 녹슨 쇠사슬이 풀리면서 끔찍한 사고를 냈다.

한국소비자원 위해정보국에 접수된 반려견 물림 사고는 2011년 245건이었으나 2015년

1천488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도 1천19건을 기록했다. 올해는 8월까지 이미 1천46건이 접수됐다.

거의 매년 늘어나는 추세인 셈이다.

동물보호법과 시행규칙은 반려동물을 동반하고 외출할 때는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해야 하며,

사람을 공격해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큰 맹견은 목줄 외에 입마개도 채워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어기면 5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안전조치 대상에는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스태퍼드셔테리어, 로트와일러 등과 그 잡종 등으로

규정돼 있다. 이밖에도 사람을 공격해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큰 개는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위험한 맹견에 한해서는 사육허가제를 도입하거나 아예 반입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국에서는 위험한 개의 사육을 제한하고 이를 위반하거나 사람에게 상처를 입힌 경우 개 소유자에게

도살을 명하거나 소유권을 박탈한다. 독일에서는 일부 맹견의 수입·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맹견의 사육·관리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맹견을 사육장 안에서 사육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은 '맹견관리법'이 2006년과 2012년 각각 발의됐으나 국회 임기만료로 모두 폐기됐다.


'뇌물수수 혐의' 구은수 전 서울청장 구속영장 청구

검찰이 다단계 유사수신업체로부터 경찰관 인사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구은수 경찰공제회 이사장에 대해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검찰은 다단계 유사수신업체 관련 수사 부서에 있으면서 IDS홀딩스 측에

수사정보를 건네주고 수천만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뇌물수수, 공무상비밀누설)로

경찰관 출신의 윤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IDS홀딩스 수사 경찰관 인사청탁 대가 수천만원 받아
17일 소환 15시간 고강도 조사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검찰이 다단계 유사수신업체로부터 경찰관 인사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구은수 경찰공제회 이사장에 대해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자용)는 이날 뇌물수수 혐의로 구 이사장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구 이사장은 2014년 서울지방경찰청장 재직 당시 IDS홀딩스 회장으로 있던 브로커 유모씨로부터 경찰관 윤모씨를 승진시켜 업체를 수사 중인 경찰서로 보내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실제 윤씨는 경사에서 경위로 승진한 후 IDS홀딩스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던 경찰서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를 거쳐 올해 초 경찰을 떠났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17일 구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5시간 가량 조사했다. 13일에는 구 이사장의 자택과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구 이사장은 인사청탁 부분은 인정하면서도 금품수수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씨로부터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 김모씨에게 수천만원을 건네면서 이 중 일부를 구 이사장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유씨가 김씨에게 건넨 돈의 일부가 구 이사장에게 흘러갔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구 이사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은 19일 또는 20일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검찰은 다단계 유사수신업체 관련 수사 부서에 있으면서 IDS홀딩스 측에 수사정보를 건네주고 수천만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뇌물수수, 공무상비밀누설)로 경찰관 출신의 윤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씨의 구속여부는 19일 결정될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 13일 유씨를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 하고, 전달자 역할을 한 김씨를 제3자 뇌물취득 혐의로 구속했다.

IDS홀딩스는 외환거래 등 해외사업 투자로 고수익을 낼 수 있다며 1만명이 넘는 투자자들을 속여 1조원을 가로챘다. 피해규모가 커 '제2의 조희팔 사건'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회사 대표 김모씨는 최근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을 지낸 뒤 서울청장에 오른 구 이사장은 퇴임 후 지난 1월부터 경찰공제회 이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고(故)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진동)는 17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 이사장을 불구속기소 했다.


'어금니 아빠' 살인 막을 12시간 있었다..초동수사 논란

경찰이 중학생 딸 친구를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모(35)씨와

폐쇄회로(CC)TV 등을 조사한 결과 피해자 A(14)양의 사망 시간이 지난달 30일이 아닌

이달 1일이라고 발표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11일 "A양의 사망 시간을 조사 하다보니 이씨와 딸 이모(14)양의

진술이 계속 바뀌었다"며 "살해시간은 지난 1일 오전 11시53분께 이후"라고 밝혔다.

경찰, 피해자 사망 9월30일→10월1일로 정정
A양, 실종신고 후 12시간 정도 생존한 상태
경찰, 신고 후 이틀 후에서야 이씨 자택 찾아

여중생 딸 친구 살해· 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모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실시된 11일 오전 서울 중랑구 사건현장에서 이씨가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경찰이 중학생 딸 친구를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모(35)씨와 폐쇄회로(CC)TV 등을 조사한 결과 피해자 A(14)양의 사망 시간이 지난달 30일이 아닌 이달 1일이라고 발표했다.

A양의 사망 시점이 달라지면서 경찰의 초동 수사가 부실한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11일 "A양의 사망 시간을 조사 하다보니 이씨와 딸 이모(14)양의 진술이 계속 바뀌었다"며 "살해시간은 지난 1일 오전 11시53분께 이후"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약 45분동안 이씨 딸 친구인 A양이 살해당한 서울 중랑구 망우동 이씨의 자택에서 살인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오후에는 이씨와 이양을 상대로 추가조사도 벌였다.

당초 경찰은 이양이 지난달 30일 이씨의 지시로 망우동 집에서 A양에게 수면제가 섞인 음료수를 먹게한 뒤 이양이 외출한 사이 이씨가 A양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이날 "이양이 정황 진술 당시 수면제에 취해서 기억에 왜곡이 있던 것 같다"며 새롭게 밝혀진 살인 당시의 전말을 발표했다. A양이 수면제를 먹은 지난달 30일이 아닌 그 다음날인 10월1일 살해됐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이양이 A양과 함께 망우동 이씨가 있던 자택으로 들어왔다. 이양은 오후 3시40분께 집밖으로 나간다. 이씨의 진술로 보면 이양은 "다른 친구와 약속이 있다"고 외출한 것이다.

이후 이씨는 오후 7시46분께 외출한 이양을 데리러 밖으로 나간다. 이후 이씨는 이양을 데리고 오후 8시14분께 귀가한다. 이씨는 수면제를 탄 2병의 드링크를 준비했다. 이양에게 그 중 한 병을 A양에게 마시게 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수면제가 들어있던 음료수 한병을 마신 A양은 잠이 들었다. 이씨는 이양의 도움을 받아 잠든 A양을 안방 침대로 옮겼다.

오후 11시께 A양의 어머니는 이양에게 전화를 걸어 A양의 행방을 물었지만 이양은 '나도 이미 헤어졌다'고 답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양은 A양이 이미 이날 사망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며 "A양이 안방에 옮겨져 있었는데 어디있는지 확인은 안 해본 것"이라고 말했다.

여중생 딸 친구 살해· 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모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실시된 11일 오전 서울 중랑구 사건현장에서 이씨가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이씨는 이날 밤 약에 취해 잠든 A양과 안방에서, 이양은 자신의 방에서 따로 잠들었다.

다음날인 1일 오전 11시53분께 이양은 밖으로 나갔다. 이씨는 "이양이 친구와 약속이 있어 나갔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씨가 1일 낮 12시께 A양을 살해하기 위해 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추정했다.

외출한 이양이 오후 1시44분께 귀가하니 A양은 사망해 있었다. 이씨는 이때 이양에게 "내가 죽였다"고 밝혔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딸이 밖으로 나간 후에 죽였다"고 진술했다.

A양이 사망 당시까지 잠들어 있었다고 가정하면 A양은 12시간을 넘게 수면제에 취해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 A양에 대한 최초 실종 신고가 접수된 시점이 지난달 30일 오후 11시께이며 A양이 사망한 시점이 1일 낮 12시 전후다. 따라서 경찰이 신고를 접수하고 A양을 찾았다면 이씨의 살인을 막을 수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달 30일 A양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이양이 "헤어졌다"고 말을 믿고 이씨 자택을 수색하지 않았다. 이틀이 지난 2일에서야 경찰은 이씨의 자택을 찾아가 사다리차를 통해 밖에서 집안을 들여다 본 것이다.

경찰은 구속시한이 15일점을 감안해 13일 중에 이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아내 성폭행 사건→아내 사망→친구 딸 살해..미스터리의 연속


고소한 지 닷새 만에 추가 피해 신고..이튿날 아내 5층서 떨어져 숨져
영월 경찰 "성폭행 사건 절차에 따라 수사 중..피고소인 혐의 부인"
  중학생인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이모 씨가 8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랑경찰서를 나서 북부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여중생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강원 영월의 야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이모(35)씨의 범행 동기와 방법이 미스터리에 휩싸이면서 이씨 아내의 성폭행 피해 고소사건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1일 이씨 아내 최모(32)씨의 성폭행 고소사건 접수 후 엿새 뒤인 지난 6 새벽 최씨가 투신해 숨졌고, 이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보관 중인 약을 딸의 친구인 여중생이 먹어 사고로 숨졌다는 이씨의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숨진 여중생에게서 '목 졸린 흔적'이 발견되고, 이씨의 시신 유기 사실을 알고도 이씨의 도피를 도운 제3의 인물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8일 수사기관에 따르면 희소병 부녀, 아내의 성폭행 고소사건, 딸의 친구인 여중생 살해 후 시신유기 등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미스터리 투성이인 이 사건은 대략 한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씨의 아내 최씨는 시어머니와 사실혼 관계에 있는 지인 B(60)씨로부터 수년간 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달 1일 영월경찰서에 고소장을 냈다.

고소장은 남편인 이씨와 함께 경찰서에 방문해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고소장에서 B씨로부터 2009년 3월 초부터 지난 9월 초까지 8년간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씨는 딸의 치료비 마련 등을 위해 미국에 간 상태였다.

남편이 미국에 가 있는 동안 서울 자택에 머물던 최씨는 시어머니가 사는 영월의 시댁을 가끔 오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고소인인 최씨를 두 차례 조사했고, 피고소인인 B씨는 한 차례 소환해 조사했다.

조사과정에서 B씨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구속 입건 상태에서 B씨를 조사한 경찰은 B씨의 신병처리와 관련해 검찰과 협의 중이었다.

특히 지난달 5일 오전 5시께 이씨와 최씨는 추가 피해 사실을 신고했고, 경찰은 관련 증거 확보 및 피해자 진술을 녹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최씨는 고소장을 낸 지 엿새 만에, 추가 피해를 신고한 지 하루 만인 같은 달 6일 오전 0시 50분께 서울시 자신의 집 5층에서 떨어져 숨졌다.

이로 인해 최씨의 성폭행 고소사건은 다소 주춤한 상태였다.

이와는 별도로 경찰은 아내 최씨의 자살을 방조한 혐의와 아내를 폭행한 혐의로 이씨에 대한 내사를 벌였다.

아내의 사망 직후 이씨는 유튜브 채널에 '셀프카메라' 형식의 영상을 게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아내 최씨를 그리워하는 내용이었지만 슬픔에 빠진 사람의 행동이라고 보기에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 과정에서 지난달 30일 이씨의 여중생 딸(14) 친구인 C(14)양이 실종신고 되면서 사건의 전혀 다른 국면으로 전개됐다.

C양이 지난달 30일 정오께 이씨의 집으로 들어갔다가 나오지 않은 모습을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확인한 경찰은 이를 토대로 지난 5일 서울시 도봉구의 다세대 주택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이어 경찰은 지난 6일 오전 9시께 영월에서 숨진 C양의 시신을 수습했다.

경찰은 지난 1일 이씨와 딸이 피해자의 시신이 들어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대형 가방을 차에 싣는 CC(폐쇄회로)TV 장면, 이씨 부녀가 영월의 한 모텔에 숙박한 점 등을 토대로 이씨가 C양을 살해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씨는 사체 유기 혐의만 인정할 뿐 살인 혐의는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거대 백악종'이라는 희소병을 앓는 이씨가 같은 병을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딸을 극진히 돌본 사연으로 10년전부터 각종 언론 매체로부터 주목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사건은 한층 더 미스터리하게 흘러갔다.

거대 백악종은 얼굴 뼈가 계속 자라는 희소병이다. 계속된 수술에 이씨의 치아 중 어금니만 남았다. 이 때문에 이씨는 '어금니 아빠'로 더 잘 알려졌다.

경찰은 아내 성폭행 고소사건과 아내의 사망, 여중생 친구 딸 살해 및 시신 유기 등 이씨 주변에서 벌어진 여러 의혹을 해소할 '열쇠'로 이씨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이씨는 지난 5일 경찰에 검거되기 직전 수면제를 과다 복용해 병원에 입원한 탓에 이렇다 할 진술을 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후 이씨의 구속 여부가 결정되는 대로 그간 확보한 여러 증거를 근거로 범행 동기와 방법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아울러 숨진 최씨의 성폭행 고소사건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 여러 의혹과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도 밝혀낼 계획이다.

영월경찰서 관계자는 "최씨의 성폭행 고소사건은 여중생 살해 사건과 별도로 절차에 따라 진행할 방침"이라며 "휴대전화 통화내역 분석이나 피고소인 추가 조사 등을 통해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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