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7월 열린 전국주일학교연합회 전국어린이영성캠프 |
성경학교, 즐거울까? vs 짐일까?
여름성경학교 계절이 돌아왔다. 교회 현장에서는 여름성경학교를 어떻게 맞이하며 준비하고 있을까?
여름방학과 시작되는 여름성경학교는 한 때 어린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주일(교회)학교에서 가장 큰 행사였다. 이미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아이들은 ‘성경’을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성경학교는 아이들이 교회에 나오지 않는 친구들을 자연스럽게 교회에 초대할 수 있는 전도의 장이기도 했다.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성경학교를 통해 교회에 출석하는 결실이 맺어졌다.
하지만 지금의 여름성경학교는 이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경학교가 학생들에게는 지겹게 느껴진다. 교육부서 담당 교역자와 교사들에게는 큰 짐으로 다가온다. 성경을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는 여름성경학교, 믿지 않는 아이들을 데려올 수 있는 성경학교가 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스마트 폰 등 미디어 기기로 ‘재미’에 빠진 아이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성경보다는 ‘재미’나는 계획을 세운다. 이것은 믿지 않는 아이들도 함께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성경학교 위기 극복 위해 변화해야”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이에 대해 고신 총회교육원 개발실장 이기룡 목사는 4가지 변화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4P로 시작되는 네 단어 목적(Purpose), 교사(Position), 학생(Pupil), 방법(Pattern)의 변화가 그것이다.
성경학교의 가장 큰 목적은 예수님을 믿지 않는 어린이들에게 복음을 전해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고 예수님을 믿는 어린이들은 믿음이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에 총회교육원은 믿음, 전도, 기도, 교회, 이웃, 하나님, 예수님, 성경 등 8가지 주제를 돌아가면서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성경학교는 으레 진행되는 연례행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에도 해왔으니 올해도 안 하면 안 되겠기에 또 한다는 것이다.
주일학교에서 1년 행사 가운데 가장 활기찬 여름성경학교에는 많은 대학청년들이 함께했다. 하지만 이들이 급격히 줄었다. 교사로 섬기는 경우도 드물다. 반면 4,50대 교사들이 주일학교에서 주류를 이룬다. 직장, 가정, 육아 등으로 바쁘게 지내는 이들이 여름성경학교에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한다는 게 쉽지 않다.
대한민국은 저 출산으로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이에 주일학교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학생들은 방학 전이나 방학 때나 마찬가지로 학원으로 다니느라 바쁘다. 부모들은 자녀들의 신앙교육보다는 학업에 더 열중한다. 학교 성적에 집중하는 것이다. 주일학교 아이들도 매년 수레 쳇바퀴 돌듯이 반복되는 여름성경학교 행사에 그리 관심을 두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여름성경학교보다도 더 ‘재미’나는 일들이 개인적으로, 교회 밖에 훨씬 더 많기 때문에 교회에 눈길을 둘 마음이 없다.
일선 학교는 교사 중심의 학습방법에서 학생 중심의 학습방법으로 많은 변화를 시도한다.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학생들이 참여하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교회는 여전히 교사가 일방적으로 가르친다는 것이다. 이에 학생들은 듣기만 하기 때문에 성경을 배우는 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어떻게 하면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까? 이 목사는 “이 4가지의 변화와 함께 한 가지 더 변화가 더 필요하다.”고 제기한다. 기독교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성령’이라는 것이다. 성경학교를 준비하면서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게 바로 성령의 사람이 되는 것이다.
▲ ‘131 모델(대중소그룹)’ |
기존 방식과 다른 성경학교 ‘131 모델’
총회교육원은 주일학교 교사들과 교육자들이 부담으로 다가오는 여름성경학교가 어린이들에게 재미와 의미를 풍성하게 주기 위해 과감한 변화를 시도한다. 올해 여름성경학교는 기존의 방식과 전혀 다른 형태로 바뀐다. 여름성경학교를 맞이하고 있는 주일학교 현실의 문제들을 돌아보면서 교회 현장에 맞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총회교육원이 내놓은 이번 성경학교의 큰 그림은 ‘131 모델’(도표1)이다. 대·중·소그룹으로 나뉘는 형태다. 여기서 앞의 1은 전체 예배(어린이 예배), 3은 이동수업(학습), 뒤의 1은 개별 적용(학습)이다.
대그룹은 전체예배(1)를 통해 말씀에 대한 큰 그림을 가진다. 전통적 예배 형태로 진행한다. 이 때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
중그룹은 이동수업(3)으로 여러 활동을 통해 직접 말씀을 익힌다. 개체 교회들이 성경학교를 어려워하는 이유가 교사의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성경학교에는 전문교사 제도를 운영, 이동수업에 3명의 전문교사를 배치해 운영한다. 3명의 전문교사를 통해 학생들은 보다 재미있게 수업에 임할 수 있고, 기존의 교사들은 전문교사를 통해 어떻게 학생들을 가르치고 돌보는지 배우게 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교회학교 교사의 자질을 높이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동 수업을 통한 체험학습, 핵심 메시지 반복을 통한 학습, 놀이학습을 통한 참여적 학습, 전문교사를 통한 전문적 수업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놀이방, 배움(말씀)방, 공작방을 통해 핵심메시지를 배우는 것이다.
소그룹(실천방)은 개별적용(1)을 통해 구체적인 삶의 적용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개별적용은 각 반 교사들이 학생들과 함께 나눠보는 시간이다. 전체예배와 이동수업을 통해 반복적으로 배운 핵심사상을 구체적으로 삶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함께 나눈다. 개별적용을 통한 구체적 실천 강화가 목표다.
이기룡 목사는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진리를 그대로 보존하되 그 방법을 바꾸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전제하고, “지금 교회는 여름성경학교에 있어 다시금 큰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에 교회학교 현실이 반영된 성경학교의 형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이를 통해 교사의 질을 향상 시키고 일방적 강의가 아닌 참여중심의 교육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핵심주제를 강화해 삶에 구체적인 적용이 일어나도록 노력해야한다.”고 제기한다.
▲ 여름성경학교 기획하기 |
10주 전부터 여름성경학교 기획하기
총회교육원은 여름성경학교가 일선 학교들의 여름방학과 동시에 시작하는 것을 감안해 10주 전부터 큰 그림(도표2)을 세우고 준비할 것을 주문한다. 여름성경학교는 교회 안과 밖에서 하는 게 달라지는 만큼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 총회교육원은 교회 안 실내 모델과 교회 밖 캠프 모델(2박3일 유형)을 함께 제시했다.
성경학교를 잘 준비하기 위해서는 성경학교를 이해하는 큰 그림이 머리와 마음속에 자리 잡는 게 필요하다. 성경학교를 준비하는 리더그룹이 한 눈에 성경학교를 이해해야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교회학교 교역자와 교사들은 제일 먼저 성경학교의 큰 그림과 작은 그림을 늘 기억하고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성경학교의 큰 그림(기획)은 사전 준비, 오프닝, 찬양, 예배(설교), 이동학습, 학습센터, 클로징, 후속 프로그램이다. 작은 그림 첫 번째(예배)는 주제 찬양, 설교, 손유희 암송, 복습 퀴즈이며, 두 번째(이동학습)는 찬양, 놀이방 배움방 공작방, 실천방이다.
“성경학교, 근본적으로 변해야하는 도전 직면”
여름성경학교 계절이 돌아왔다. 교회교육, 기독교교육, 신앙교육이 어려운 현실 속에서 교회학교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씀을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아이들의 마음과 행동을 변화시켜갈지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여름성경학교도 획기적인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을 계속 고수하는 한 교회학교와 모양과 형태는 조금 다를 수 있으나 주일에 시행되고 있는 교회학교와 크게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여름방학에 교회학교를 2박3일 간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다. 여름성경학교가 교사들과 아이들의 변화를 기대하기보다는 으레 치러지는 연례행사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이들에게 말씀을 일방적으로 가르치기 위한 여름성경학교는 근본적으로 변해야한다는 도전에 직면해있다. 교회학교, 성경학교가 다음세대 신앙교육을 위해 가정과 연계되는 선상에서 고려돼야한다. 가정과 부모와 동떨어진 여름성경학교는 신앙교육이 아니라 또 다른 일방적인 학습에 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앙교육의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