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가 밉지 사람이 밉나?
83년 1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사건이 있었다.
이동식이라는 사진작가가 사귀어 오던 미모의 면도사 김경희양을 인적이 드문 서울 근교 시홍 호암산 근처로 유인했다. 그는 누두 사진을 찍으려면 미리 감기약을 먹어야 한다고 속여서 극약이 든 캡슐2개를 감기약과 함께 마시게 했다. 이동식은 나체인 채 극약을 먹고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순간들을 포착하여 21장의 사진을 찍었다.
이 사건은 29일 동안 감추어져 있다가 김양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수사에 착수하여 범죄사냥꾼으로 통하는 서형사의 집요한 추적 끝에 범인 이동식이 잡혔고 그 끔찍스러운 엽기적 살인사건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범인은 사형선고를 받은 후 86년 6월 교수형으로 일생이 끝나고 말았다.
그러나 이 사건의 고통은 사형받은 이동식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범인의 아내와 철없는 어린 두 아들에게 덮쳤다. 이들은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자 살인마의 집안이라고 단란하게 살던 가락동 아파트에서 일주일만에 쫓겨났다.
부인은 산동네로 옮겨 판자촌에서 살면서 두 아이를 해외에 입양시키기로 결심하고 알선 기관에 맡겼다. 아이들이 입양되어 해외로 떠나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철없는 눈망울이 초롱초롱한 자식을 저버릴 수가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고통 가운데 있는 김여인을 찾아온 사람은 자기 남편을 붙잡아 교수대로 보낸 서형사였다. 서형사는 자신에 대해 증오심으로 붙타고 있는 김여인을 눈물을 쏟으면서 끈질기게 설득하였다. 그는 결국 김여인을 전자회사 공원으로 취직시키고 아이들도 데려오게 하여 다시 가정을 이루게 했다.
사람이 미워 죄를 짓는 세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서형사의 마음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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