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강화된다는데 실손보험 괜히 들었나?
직장인 남모씨(40)는 갱신형 실손의료보험에 지난달 가입했다.
40살이 넘어가면 점점 몸에 아픈 곳이 생기고 보험 가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주변의 권유를 받아들였다.
그런데 지난 9일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이 나왔고 남씨는
"건강보험이 다 보장해준다는데 괜히 가입했나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비급여 항목을 하나둘씩 건강보험이 보장해주면 굳이 매달몇만원씩 하는
실손보험료를 부담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이 당연히 제기될 수밖에 없다.
정부 대책의 핵심은 그동안 비싼 돈을 내야 했던 비급여 치료가 건강보험으로 가능해져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그동안 20여만원이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는 건강보험 영역으로 들어오면 80%가 보장된다. 이처럼 비급여 항목을 하나둘씩 건강보험이 보장해주면 굳이 매달 몇만원씩 하는 실손보험료를 부담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이 당연히 제기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실손보험 가입자는 3300만명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비급여 항목을 한꺼번에 건강보험 영역으로 가져오는 게 아니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목표 시한은 2022년이다. 그 전에 일단 3800여개 항목을 예비급여화한다. 예비급여 항목은 본인부담률이 50%, 70%, 90%로 달라진다. 2022년까지는 여전히 본인이 내야 하는 의료비가 많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를 실손보험이 메워줄 수 있다는 의미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보건복지부는 2022년까지 보장률 70%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는 민간보험이 담당해야 할 영역이 남아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특히 실손보험은 2009년 10월 이전과 이후 상품의 자기부담률 차이가 크다. 2009년 10월 이전 상품 가입자는 자기부담금이 없고 통원치료는 회당 5000원만 내면 되기 때문에 유지하는 게 낫다.
그러나 2022년 이후 예비급여가 모두 급여화되면 실손보험 가입 유인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젊은 연령층의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당장 병원 갈 일이 적은데 점점 비급여 진료 항목이 줄고 개인이 부담해야 할 진료비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매달 보험료를 내야 할 유인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갑자기 아픈 상황이 닥쳤을 때 ‘버스를 탈 것인가’ ‘택시를 탈 것인가’라는 선택의 문제”라며 “매달 소액으로 만일의 상황에 문제없이 대비하려면 보험을 유지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보장성 강화 발표는 실손보험료 인하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소비자연맹은 1년형 자동갱신 상품은 매년 인하된 보험료를 적용받을 수 있어 유지하는 게 더 좋다고 조언했다. 3·5·7·10년 정기형 상품 가입자는 관망하다가 보험료 인하가 없다고 판단되면 해약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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